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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 외삼촌 스펜서 백작에게 ‘성(姓) 변경’ 상의

an_observer 2025. 6. 1. 16:05

해리 왕자, 외삼촌 스펜서 백작에게 ‘성(姓) 변경’ 상의… “마운트배튼-윈저 아닌 스펜서로 바꾸려 했다”

2025년 6월 1일, 《메일 온 선데이》는 해리 왕자(HRH Prince Harry, 서식스 공작)가 최근 어머니인 다이애나 왕세자비(Diana, Princess of Wales)의 오빠이자 자신의 외삼촌인 찰스 스펜서(Charles Spencer) 백작과 만나 성씨를 '마운트배튼-윈저(Mountbatten-Windsor)'에서 '스펜서(Spencer)'로 바꾸는 문제를 진지하게 상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호칭의 문제가 아니라, 해리 왕자와 그의 친가인 영국 왕실 사이의 오랜 갈등이 여전히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해리 왕자의 ‘성 변경’ 고민, 왕실 전통의 본질을 건드리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영국 방문 당시 노샘프턴셔(Northamptonshire)의 알소프(Althorp) 저택을 방문해 외삼촌인 스펜서 백작과 성씨 변경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저택은 스펜서 가문의 대표적 영지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묘소가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작은 그 제안을 반대했으며, 법적 절차상의 장벽은 물론 왕실 전통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무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의 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지만, 스펜서 백작은 그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성씨 변경이 의미하는 정치적·가족적 파장

해리 왕자가 ‘마운트배튼-윈저’라는 성을 버리고 모계의 성씨인 ‘스펜서’를 채택하려 한 이 시도는 그의 형 윌리엄 왕세자(Prince William)와 부왕 찰스 3세(King Charles III)에게 특히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는 사안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마운트배튼-윈저라는 성씨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그녀의 배우자인 필립공(Prince Philip)이 1960년에 정한 것으로, 왕실 후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식 성이다. 필립공은 1947년 귀화와 함께 자신의 그리스·덴마크 왕자 칭호를 포기하고 외가인 마운트배튼(Mountbatten) 성을 채택했다.

즉, 마운트배튼-윈저는 엘리자베스 2세의 '윈저'와 필립공의 '마운트배튼'을 합친 상징적 성씨로, 왕실 후손들에게는 그 자체가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다.


스펜서 성으로 바꾸었다면?… ‘릴리벳 다이애나 스펜서’라는 이름의 상징성

해리 왕자의 자녀인 아치(Prince Archie)와 릴리벳(Princess Lilibet)은 모두 ‘마운트배튼-윈저’ 성씨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치의 정식 이름은 아치 해리슨 마운트배튼-윈저(Archie Harrison Mountbatten-Windsor), 릴리벳은 릴리벳 다이애나 마운트배튼-윈저(Lilibet Diana Mountbatten-Windsor)이다.

그러나 성씨 변경이 현실화되었다면 릴리벳의 이름은 ‘릴리벳 다이애나 스펜서(Lilibet Diana Spencer)’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어머니 다이애나를 향한 애틋한 경의의 표시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왕실에서 상징적으로 중요한 마운트배튼 계열의 명맥을 부정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왕실 작가 톰 바우어(Tom Bower)는 “메건 마클(Meghan Markle)이 실질적으로 ‘다이애나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메건과 해리의 대중 이미지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메건의 정체성과 성씨에 대한 주장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With Love, Meghan》의 2화에서, 메건은 희극배우 민디 캘링(Mindy Kaling)과의 대화 중 본인의 성씨를 '서식스(Sussex)'라고 언급하며 “이제는 마클이 아닌 서식스가 내 성이다”라고 강조했다.
메건은 이어 “아이를 낳고 나면, 자연스럽게 나도 그들과 같은 이름을 쓰고 싶어진다”며, “이 성씨는 이제 우리 가족만의 이름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해리 왕자 부부가 '서식스 공작부부'라는 작위를 상징적으로 적극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의 마운트배튼-윈저 체계에서 일정 부분 독립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왕자’ 칭호를 둘러싼 논쟁과 과거의 갈등

릴리벳과 아치는 현재 영국 왕실의 공식 웹사이트에 ‘서식스의 왕자와 공주’(Prince and Princess of Sussex)로 등재되어 있으며, 각각 왕위 계승 순위 6위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태어났을 당시에는 왕의 손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왕자(Prince)’ 또는 ‘공주(Princess)’라는 칭호를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규정은 1917년 조지 5세(King George V)가 정한 왕실 칙령에 따라 적용된 것이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2021년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바에 따르면, 아치가 왕자 칭호를 부여받지 못한 것은 ‘왕실 내 인종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메건은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에 대해 버킹엄궁은 즉시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기억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Some recollections may vary)”는 말을 남기며 논란을 완화하고자 했다.


왕실의 명칭과 작위, 그리고 그 상징의 무게

왕실의 작위와 성씨는 단순한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권력, 전통, 계승, 신분, 정체성 등의 상징체계로 작용하며, 이름을 바꾸는 일은 단순한 ‘브랜딩’이 아닌 상징적 권력 구조의 해체 또는 재편에 준한다.
해리 왕자가 스펜서 성씨를 채택하려 했다는 점은 곧 그가 왕실의 기원과 계승 시스템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다. 동시에, 어머니 다이애나에 대한 그리움과 자녀에게까지 이어지는 정체성의 재구성 욕구를 반영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름을 둘러싼 해리 왕자의 선택과 그 의미

해리 왕자가 결국 스펜서 성씨로의 변경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논의를 실제로 외삼촌과 나눴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 왕실 내 갈등의 깊이와 복잡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의 선택은 단순히 성씨의 변경 여부를 넘어서,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의 정체성과 충돌, 그리고 공적 책임과 사적 기억 사이의 균형이라는 더 깊은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왕실의 제도적 테두리 밖에서 새로운 정체성과 가족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움직임은 향후에도 대중과 언론, 그리고 왕실 사이의 지속적인 논의와 긴장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